#치킨집 아르바이트에서 생긴일.
20살때의 일이다. 2007년 11월쯤으로 기억한다.
고등학교 졸업후 매주 주말 웨딩홀 알바를 꾸준히 했다. 그러다 조금 더 시간을 쪼개서 용돈을 벌어보고자 치킨집 아르바이트를 구해서 시작했다. 치킨집의 상호명은 두리아? 두리안바비큐 치킨이였는데. 두리아인지 두리안인지는 정확하게 기억되지 않는다. 사장, 사모부부 내외가 운영하는 치킨집이였고 겉에서보면 1층인데, 내부구조는 1~2층으로 나뉜 복층구조였다. 나는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저녁 5시(오픈) 부터 밤 12시까지 (총 7시간) 근무 조건이였다. 내가 오픈을 하고 나면 저녁7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일하는 1살 위의 형님이 출근을 하였고, 이후에 9시부터 새벽3시(마감)까지 근무하는 형님이 마지막으로 출근을 하는 구조였다. 당시 나는 대입 재수를 하고 수능을 마친 상황이였기 때문에, 당시 대학 입학원서와 수시준비로 바쁜날을 보내던 시기였다. 그래서 다음날 피로도를 고려해서 오픈부터 밤 12시까지만 일하는 조건이 잘 맞아 아르바이트를 선택했던것이였는데, 사장님 내외는 꼭 12시가 넘는 12시반 1시까지 일을 시키곤 하였다. 사실 급여도 제대로 잘 챙겨줄지도 의문인 상태였다. 그렇게 며칠을 시간을 준수하지 않고 일을 시키는 사장님 부부의 행동에 나도 더이상 참지 않고 12시가 되자마자 들어가보겠다며 일방적인 통보를 하고 퇴근을 하였다. 며칠을 그렇게 행동을 하고나니, 사장님께서 나를 부르시더니 ‘너는 인지상정도 모르냐, 바쁘면 일을 더 할 수도 있는 거고, 우리가 너보다 어른인데 그렇게 쌩하니 퇴근하는 경우가 어딨냐, 그리고 출근 시간 5분전에 와서는 부랴부랴 오픈 준비하는게 어딨냐, 사회생활 진짜 못한다’라는 식으로 나를 몰아붙이는거였다. 계속 이렇게 행동하면 알바 그만두라는 것이였다. 나는 너무 억울했다. 내가 초과로 근무한것에 대해선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부려먹더니... 게다가 오픈전 5분전에 와서 앞치마만 두르고 바로 일을 시작했었다. 외투를 벗고 앞치마를 묶는데까지 단 3분이면 충분한 시간. 출근 후 처음 하는일이라고 해봐야 테이블을 닦고 음료 냉장고 전원을 켜는 정도의 일이다. 10분이상 일찍와서 일을 해야하는걸까? 그래야만 나한테 주는 시급 3600원이 아깝지 않은걸까? 그들의 인지상정은 도대체 어떤 기준인지, 지금 생각해도 기기 막히는 이야기이다. 당시 중학생과 초등자녀를 키우는 사장내외였는데.. 20살인 나는 함부로 해도 되는 대상이였나보다. 이외에도 그들의 기준없는 잣대로 나를 저울질하고 빈정섞인 폭언들을 수시로 해왔다.
그렇게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던중, 결정적인 사건이 터졌다. 손님이 엄청나게 붐비는 금요일이였다. 당시 가게는 소주를 주문하는 손님에게는 계란찜(조그만뚝배기에 조리된)이 제공되었다. 그날 유독 계란찜 요청이 상당히 많은 날이였다. 바쁜 와중에 내가 계란찜 뚝배기를 여러개 올리고 조리를 하였는데, 사모님이 그게 탐탁지 않았는지 내게 ‘너는 돈도 안되는걸 그렇게 열심히 만드니! 니가 초짜인거 알고 너한테만 계란찜 달라고 하는거 같애!!’ 하면서 짜증을 내는거였다. 워낙 바쁜 날이였기 때문에 그냥 그말에 ‘죄송해요..’하고 답하고 말았는데 그날은 사모님 말처럼 내가 만만했는지 유독 장난을 많이 치는 직장인 손님 테이블이 있었다. 2000cc를 주문하곤 2000cc양이 적다며 나보고 타박을 하는것이였다.(가득 담은 맥주였는데 그냥 나한테 장난을 치는거였다) 그래서 나는 ‘큰사이즈로 주문하시면 양이 많아요’라고 답했다.그랬더니 5000cc를 주문하는거였다.(5000cc 피쳐 용기가 따로 있음) 나는 주문대로 5000cc를 제공했고, 한참 뒤에 다시 콜을 누르는거였다. ‘그러더니 빈 5000cc용기를 내게 주면서 여기에 5000같은 3000cc를 달라는거였다. 아마도 손님의 의도는 주문서에 3000cc체크를 하고 용기에 가득담은 맥주를 기대했던거 같다. 워낙 사장과 사모가 구박을 많이 하던 시기라, 나는 깨끗한 3000cc용기에 3000cc를 가득담아 서빙을 했다. 그런 행동에 화가났는지 취한 손님이 테이블에 있던 맥주 피쳐 용기를 들고 내 옆통수를 내리쳤다. 아주 강하게 내리친건 아니였는데 주변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강도 있게 휘둘렀다. 나는 그간의 아르바이트를 통해 받았던 설움과 손님이 나를 향한 인간적인 모욕에 폭발하고 말았다. 나는 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다. 그 손님은 내가 싸가지없네 뭐네 하면서 소란을 피웠다. 당연히 사장과 사모가 테이블로 왔고(당시 사건이 있었던 장소는 2층) 가까운 곳에서 순찰을 돌돈 경찰이 5분도 안 되어서 도착했다. 사장 사모는 경찰의 등장에 놀랐는지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경찰을 돌려보내려고 했었다. 그러면서 내게 폭력을 휘둘렀던 손님들은 잽싸게 계산을 하고 내게 폭행을 휘두른 손님을 부축하곤 현장을 떠나려고 했다. 그 와중에 경찰이 사건을 확인하기 위해 손님들을 가로막자 사장과 사모가 무슨일 생기면 우리가 책임질테니 돌아가라고 하면서 그 현장은 정리?가 되었다.
나는 내게 폭력을 휘두른 손님에게서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 그러고나서 사모는 내게 삿대질을 퍼부으며 ’너 남의 장사 망하게 할 생각이야! 니맘대로 경찰을 불러 !! ‘ 하면서 소리를 꽥꽥 질렀다.
너무나 서러웠다. 지켜보던 사장이 오늘은 일단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나는 앞치마를 집어던지듯 풀어헤치고 집으로 귀가했다. 집으로 돌아오는길 혼자서 많이 울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내가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항상 알바 끝나고 밤늦게 귀가하는데,, 때는 밤11시경. 분명 엄마가 이상하게 생각할거 같았다. 흘린 눈물도 감추려고 번화가에 있는 공중화장실에서 세안도 하고 얼굴의 홍조가 가라앉을 때까지 동네를 배회하다 귀가했다. 추운 겨울이였다.
다음날 오후 사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출근하지 말란다. 알바비는 정산해서 계좌로 넣었다는 문자가 끝이였다. 미안하다는 말은 당연히 없었고 그날의 일들은 그렇게 덮어졌다.
그러고나서 그 가게는 오래 유지되지 않았던거 같았다.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군입대전 동네 친구와 그 가게를 다시 찾은 적이 있다. 가게 사장은 바뀌어있었고, 손님도 그 전처럼 많지도 않았다. 지금도 그 가게앞을 자주 지나치곤 하는데 가게는 사라진지 오래되었지만 매번 그날의 사건이 떠오르곤 한다.
'2. 평범한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화 공직생활 첫번째 빌런. 이런 사람은 멀리해라 (0) | 2024.01.20 |
---|---|
1화 공무원 시험 도전. (0) | 2024.01.16 |
프롤로그, (가제) 나는 30대 중반 7급 공무원입니다. (0) | 2024.01.12 |